서법의 정의
개념 정의면에서 본 서법우리나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서예(書藝)라는 명칭이 중국에서는 서법(書法), 서학(書學), 서도(書道)라고도 불리는데 이외에도 임지(臨池), 습자(習字), 필도(筆道), 사자(寫字), 서사(書寫)라고도 불린다. 1) 이와 같이 여러 가지 명칭으로 불리는 서예를 의미론(意味論)적인 면에서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어원상(語源上)으로 살피자면, 사자(寫字) 즉 글씨를 쓰는 것을 명 사적 학명(學名)으로서 (書)라고 부르고 동시에 동사적인 면에서 도서(書)라고 동일하게 칭하는데 작서(作書)라고도 부른다. 쓰기의 글자(寫的字] 즉 쓰여진 글 자룰 수적(手蹟) 또는 묵적(墨蹟)이라고 말하는데 이 또한 서(書) 또는 서법(書法)이라고 칭한다. 영문으로는 hand writing 또는 calligraphy 라고 한다. 2) 이러한 명칭들은 서로 비슷한 듯하나 그 정확한 의미에는 구분이 있다. 서(書)는 사자 (寫字: 글씨를 씀)의 총칭이고 서법은 쓰기의 방법으로 부분적인 것이며 서학(書學)은 사자(寫字)의 연구 등 학문적인 모든 영역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의 학명(學名)이다. 따라서 서법(書法)은 서학(書學)에 비하여 덜 포괄적이다.
서법의 정의와 특성(書法)과 사자(寫字)는 넓은 의미의 관점에서 보면 같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구분이 될 수 있다. 말하자면 서법은 고유명 사이고, 사자 (寫字)는 동사적 (動詞的)인 의미를 갖는다. 예를 들어 서법 감상이라고 하면 서법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고, 사자(寫字) 감상이라고, 하면 직접 실기를 하는 모습을 감상한다는 의미가 된다. 또 서사(書寫)라고 하는 의미는 흔히 일본식 용어로 인정되는데 본래 중국에서 서법에 대한 용어 풀이를 할 때 ‘서 사의 방법(書寫的方法)’이라는 식으로 많이 쓰이는 용어로서 ‘글씨를 쓰는' 혹은 ‘글씨쓰기’ 등 동사적인 의미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자(寫字)와 서사(書寫)는 비슷한 용어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리라 생각된다. 임지(臨池)의 의미는 서법 연습(書法練習)을 칭하는 것이다. 이는 진(晉)나라 「왕희지임지학서 (王羲之臨池學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씨 쓰는 연습, 서법을 학습하는 의미가 내포된 용어이다. 또한 습자(字)는 글씨 쓰는 법을 배움, 5) 글씨 쓰기 연습6) 등으로 해석되고, 필도(筆道)는 필획 쓰기의 도리(道理) 또는 방식의 의미로 보인다. 임지 및 습자라는 명칭은 연습이라는 뜻이 포함되고, 필도라는 의미는 서도(書道)라는 의미보다 좁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이 세 가지는 서법(書法)·서학(書學)·서도(書道)의 의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는 각 명칭의 유래와 그 특징에 대하여 알아본다. 여러 가지 명칭 중에 비교적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서법·서도·서예에 대하여 먼저 살펴보고, 다음에 이 세 가지 명칭을 포괄할 수 있는 서학(書學)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서법이라는 명칭이 생긴 것은 대단히 오래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중국 남북조시대의 우화(虞蘇)라는 사람이 쓴 「논서표(論書表)」라는 책에 서법이란 용어가 사용되었고, 그 후 송(宋) 시대의 구양수(歐陽修)의 「신당」에서도 사용되었다.
서법의 정의와 기원
(新唐書)」에서도 서법이란 명칭이 나온다. 그리고, 근래에 와서 서법이란 명칭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서사(書寫)의 방법뿐만 아니라 글자쓰기 (寫字], 글자를 써서 완성된 작품, 그 작품 속에 내포된 예술성 등을 두루 포괄하고 있는 명칭이다. 7)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가진 명칭에 대하여 회의론적 반론이 제기되었는데 반론자들은 서법이란 명칭이 방법상의 절대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중국 사상계의 선구자들은 대부분 방법론의 절대성을 부인하였고8) 또한 그들은 서사의 방법(書寫的方法)이라는 말이 착오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그 이유로 방법 또는 법의 뜻이 법률의 조문(條文)과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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